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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오든 - 나그네여 보라

by 소행성3B17 2018.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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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그네여 보라



  나그네여, 보라 이 섬을

  뛰노는 광선에 비쳐 그대를 즐겁게 하는

  여기에 움직이지 말고

  가민히 서 있어 봐라.

  수로를 따라

  출렁대는 바닷소리가

  강물처럼 흘러 들어오리라.


  이곳 작은 벌판 끝머리에 잠시 머루르리다.

  백악(百堊)의 충벽을 내리질러 파도가 부서지고,

  치솟는 암벽이 밀치고 닥치는

  조수에 항거하는 이곳,

  빨아들이는 파도를 따라

  조약돌이 서로 뒤를 쫓고, 갈매기는

  잠시 깍은 듯한 물결 위에 날개를 쉰다.


  아득한 저편에 몇 척의 배가 물 위에 떠도는 씨앗처럼,

  저마다 바쁜 일로 흩어져 간다.

  이제 이 전경이

  틀림없이 그대의 기억 속에 들어가

  거기 생동하리라, 마치

  거울 같은 항만을 흘러

  온 여름 동안 바다 위를 산책하는 구름장과도 같이.









  ※ 이 시는 바닷가에서 느낀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인가이 안식처가 되는 바다를 통해 구원을 받으려는 자세를 볼 수 있다.










  

  위스턴 휴 오든(Wystan Hugh Auden, 1907~1973)

  

  오든은 영국 요크에서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옥스퍼드 대학을 나와 교사생활을 하였다. 스펜더 루이스 등과 엘리어트로 대표되는 20년대를 극복하려 하였다.

  마르크스와 프로이드의 사상을 도입하여 유럽 사회의 붕과와 정신적 황폐를 진단하고 새로운 인간의 접촉가능 방법을 시도했다. 그 결과 그는 30년대의 좌경적 문학운동의 대표자가 되었고, 그 문인들은 흔히 '오든 그룹'이라 불리게 되었다. 그러나 그의 시는 서정적 분위기를 그 바탕에 깔고 이미지의 적절한 사용으로 효과를 보는 점이 특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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