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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보들레르 - 명상

by 소행성3B17 2015.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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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아, 나의 고통아. 떠들지 마라 그리고 조용히 해라

너는 저녁을 원했다. 저녁이 내린다. 자 여기에 있다.

어스름 저녁 연기가 마을을 감싼다.

어떤 사람에겐 안식을,

어떤 사람에겐 근심을 가져다 주면서.



인간의 비천한 무리들이 쾌락이라는

냉혹한 사형 집행인의 채찍을 맞으며

노예의 잔치로 후회를 거두러 가는 동안

나의 고통아, 손을 내게 다오, 이리로 가까이 오라.



저들을 멀리하고 보라, 저 하늘의 난간 밖으로

바랜 옷을 입은, 고인(故人)된 세월들이

몸을 굽히는 모습을

웃음 띤 회한이 깊은 물 속에서 떠오르는 것을.



빈사(瀕死)의 석양이 다리의 아치 아래 잠드는 것을

그리고 동쪽에서 긴 수의(壽衣)가 옷자락을 끌며 오듯

들어라, 다정한 고통아, 걸어오는 달콤한 밤의 소리를.










보들레를(Charies Pierre Baudlaire, 1821~1867)

 프랑스의 시인. 근대시의 창시자로 추앙된다. 그의 시는 대부분 우울과 슬픔과 절망감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악마주의의 선언시로 일컬어지는 시집 '악의 꽃'은 문학사에 큰 충격을 주어 빅톨 위고로 하여금 "새로운 전율의 창조"라고 말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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