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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밭19

보육원 아이들의 일상 보육원 아이들의 일상 초등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도 프로그램’ 인솔을 마친 후, 8시 30분쯤에 해피홈에 도착하니 중등부 아이들이 밝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짐 정리를 마치고 나서 아이들에게 정리정돈을 함께하자고 말하자, 웬일인지 오늘따라 스스로 척척 정리하고 일찍이 이부자리를 피며 하나 둘 눕는다. “너희,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자니?” “내일 일찍 일어나야 해요.” 이런 날은 아이들에게 잔소리하지 않아도 되니 내 마음도 한결 가벼워진다. 어떤 날은 끝없이 잔소리를 늘어놓아도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을 때가 있고, 또, 어떤 날은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아이들이 할 일을 스스로 할 때가 있다.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고, 나 또한 그러하니, 물 흐르듯 상황에 부드럽게 다가서기 위한 삶의 연습을 .. 2016. 6. 1.
인생은 한 편의 영화 인생은 한 편의 영화적막의 실내... 보기 전에는 그렇게도 설레고 궁금하던 한 편의 영화! 영화를 보기 위해 삼삼오오 모여 간식도 준비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정해진 자리에 앉는다... 액션, 스릴, 서스펜스, and 감동... 웃고 울고 무서워하고 소스라치며 보내지는 정해진 시간 격한 내용들과 짜릿한 기쁨, 감동의 눈물 가슴 벅찬 상황일수록 긴 영화지만 ‘벌써 끝났어?’ 어느덧 The end로 끝난다 실내는 다시 적막으로 가득하고 한동안 영화에 빠진 한 편의 감동과 감격에 눈물로 영화의 상황 속의 한 사람이 되어 어안이 벙벙... 영화가 끝났는데도 멍하니 앉아있다 못내 아쉬워... 화면은 아쉬워서 그동안 함께 영화를 만들었던 스텝진의 이름들이 깨알같이 올라간다 그래도 차마 섭섭하여 지나간 명장면까지 컷으로.. 2015. 8. 20.
온 세상이 더러워질까 봐 온 세상이 더러워질까 봐 어느 날 오후 7살 작은딸 의진이가 현관문 앞에서 큰 소리로 엄마를 부릅니다. "그래! 의진이 왔니? 문 열렸으니 들어와." 그러자 의진이가 다시 큰소리로 외칩니다. "엄마! 제 손에 든 것이 많아서 문을 열 수 없어요!" 무슨 소린가 하여 문을 열었더니 딸아이가 양손에 잔뜩 쓰레기를 들고 서있었습니다. '어찌 된 거냐?' 고 물으니 언니오빠들이 학원 근처 분식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고 갔다면서 아이스크림 껍데기, 떡볶이 컵 등을 주워서 양손 가득 들고 학교 앞에서부터 걸어서 집으로 가져 온 것입니다. 아파트 올라오는 언덕에서 쓰레기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애써서 들고 온 티가 납니다! 얼굴이 상기었고 손등엔 떡볶이 컵에서 흘러내린 국물이 주르륵... "온 세상이 더러워질까 봐 .. 2015. 8. 4.
아빠하고 나하고 아빠하고 나하고 곤히 잠든 아빠의 팔을 베고 누웠더니 놀랐는지 눈을 번쩍 뜬다. 당신의 팔을 베고 옆에 누운 사람이 딸이란 걸 아는지 모르는지 멀뚱멀뚱 그 큰 눈을 껌뻑이다가 그새 또 잠이 든다. 하루에도 몇 번씩 허공으로 팔을 뻗어 '엄마 엄마' 하며 낮은 고함을 치는 아빠. 그런 아빠를 꼬옥 안아 '괜찮다 괜찮다' 하고 등을 토닥이면 애기처럼 스르륵 다시 잠이 든다. 나이 서른둘에 부모님께 반말이냐며 버릇없다지만 지금의 아빠에게 난, 예의 갖춘 딸이기 보다 친구가 되어야할 순간이 더 많다. 24시간을 아빠 곁에서 대답도 않는 아빠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운동하자며 힘 빠진 팔다리를 쭉쭉 잡아 흔들고 밥을 많이 먹으면 잘했다 칭찬을 하고 옷을 갈아입으면 이쁘다 박수를 쳐준다. 그 옛날 내가 꼬마일적.. 2015. 8. 4.
새들도... 새들도... 일어나요... 나와 같이 드높은 하늘을 훨훨 날자고 약속 했잖아요...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니겠죠? 이렇게 차가운 바닥에 누워있지 말고 어서 일어나란 말이에요... 바보같이 왜 이렇게 누워 있는 거예요... 숨을 놓아버린 것처럼 그렇게 미동도 하지 않는 모습... 전 무서워요. 당신이 일어나지 않으면 강제로 라도 일으킬 거예요. 어서 일어나요... 제발... 제발... 당신이 없는 지금 난... 어디서부터 어떻게 당신을 그리워해야 하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잊어야 할지... 내 가슴에선 아직도 당신의 미소와 당신의 따듯한 마음이 너무나 선명한데... 잊어야 하나 조차도 잘 모르겠는데 당신에게 묻고 싶지만 그것조차도 못하겠는데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지금 이 순간에도 당신에게 자꾸자꾸 묻게 .. 2015. 7. 29.
평생의 동반자 평생의 동반자대학원의 한 노교수가 수업이 끝날 무렵에 결혼한 여학생에게 좋아하는 사람 20명의 이름을 칠판에 써보라고 말했다 그 학생은 가족, 친구, 회사 동료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나갔다. 학생이 이름을 다 적자, 교수는 학생에게 그 20명 중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하나를 지우라 했다. 학생이 한 명의 이름을 지우자 교수가 또 말했다. “그다음으로 중요하지 않은 사람 이름을 하나 지우게나.” 학생은 교수의 요구에 따라 사람들의 이름을 계속 지우고, 결국 칠판에는 부모님과 남편, 자녀 네 사람만 남았다. 교실 안은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다. 교수가 조용히 말했다. “별로 중요치 않은 사람 이름을 다시 지워 보게.” 그녀는 한참 망설이다가 아버지의 이름을 지웠다. 교수는 이어서 말했다. “다시 .. 2015.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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