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구도1 [시] 신석정 - 슬픈 구도 슬픈 구도 나와 하늘과 하늘 아래 푸른 산뿐이로다. 꽃 한 송이 피어낼 지구도 없고 새 한 마리 울어줄 지구도 없고 노루새끼 한 마리 뛰어다닐 지구도 없다. 나와 밤과 무수한 별뿐이로다. 밀리고 흐르는 게 밤뿐이요 흘러도 흘러도 검은 밤뿐이로다. 내 마음 둘 곳은 어느 밤하늘 별이드뇨. ※ 이 시는 1939년 '조광'지 10월호에 발표된 작품이다. 훗날 그의 시집 '슬픈목가'에 전재된 이 작품은 4연의 자유시로 일제의 치하에서 막다른 골목에 이르고 있는 민족사의 시대적 상황은 이 목가시인에게도 예외일 수는 없었다. 그는 '촛불'의 세계에서 즐겨 부르던 '어머니'도 잃어버리고 암울한 절망 속에 빠져야만 했다. 그래서 이 시에서는 과거에 즐겨 쓰던 현란한 수식어도 보이지 않으며 예각적인 까칠한 서술이 전편을.. 2016. 11. 16.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