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덕1 [시] 김광균 - 언덕 언 덕 심심할 때면 날 저무는 언덕에 올라 어두워 오는 하늘을 향해 나발을 불었다. 발 밑에는 자욱한 안개 속에 학교의 지붕이 내려다보이고. 동네 앞에 서 있는 고목 위엔 저녁 까치들이 짖고 있었다. 저녁 별이 하나 둘 늘어 갈 때면. 우리들은 나발을 어깨에 메고. 휘파람 불며 언덕을 내려 왔다. 등 뒤엔 컴컴한 떡갈나무 수풀에 바람이 울고. 길가에 싹트는 어린 풀들이 밤이슬에 젖어 있었다. ※ 이미지즘을 이 땅에 토착화 시킴으로써 모더니즘의 기수라 불린 작가의 시는 회화적인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언덕'은 어린 시절의 추억을 감미롭게 회상한 동시이다. 김광균(金光均 1914~1993) 실업가. 경기도 개성 출생. 송도상고 졸업. 이후 회사에 취직, 생업에 종사 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함. 시 '야경차.. 2016. 12. 1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