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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만영2

[시] 장만영 - 비의 이미지 비의 이미지 병든 하늘이 찬 비를 뿌려…… 장미 가지 부러지고 가슴에 그리던 아름다운 무지개마저 사라졌다. 나의 「소년」은 어디로 갔느뇨. 비애를 지닌 채로. 이 오늘 밤은 창을 치는 빗소리가 나의 동해(童骸)*를 넣은 검은 관에 못을 박는 쇠마치* 소리로 그렇게 자꾸 들린다……. 마음아, 너는 상복을 입고 쓸쓸히, 진정 쓸쓸히 누워 있을 그 어느 바닷가의 무덤이나 찾아 가렴. ※ 이 시는 1940년 '조광(朝光)' 2월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이 시의 경향은 역시 감상적, 영상적이라 하겠다. 형식으로는 4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며, 표현의 특징으로는 비의 이미지가 비극적으로 처리된 '상실의 허무감'을 바탕에 깔고 상징적인 모더니티를 표현한 것이다. 이 시의 느낌은 감상적인 정도를 넘어 퇴폐적인 인상을 짙게 줄.. 2016. 12. 26.
[시] 장만영 - 달·포도·잎사귀 달·포도·잎사귀 순이(順伊), 벌레 우는 고풍(古風)한 뜰에 달빛이 조수처럼 밀려왔구나. 달은 나의 뜰에 고요히 앉았다. 달은 과일보다 향그럽다. 동해 바다 물처럼 푸른 가을 밤 포도는 달빛이 스며 곱다. 포도는 달빛을 머금고 익는다. 순이, 포도 넝쿨 아래 어린 잎새들이 달빛에 젖어 호젓하구나 ※ 이 시는 1936년 12월호 '시건설(詩建設)' 창간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시의 경향은 감각적, 영상적이며, 표현의 특징은 시어의 사용이 감각적이며 언어의 시각적 효과를 회화적으로 구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시단에 1935년 전후하여 모더니즘 운동이 일어났을 때 발표된 이 작품은 이 운동에 영향을 받아 농촌과 전원을 소재로 하여 자연 예찬의 시로 씌어진 것이다. '달·포도·잎사귀' 그 제목부터가 이미지스.. 2016.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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