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畵像1 [시] 윤동주 - 자화상(自畵像) 자화상(自畵像) 산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사나이가 있습니다. 어쩐지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가엾어집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사나이는 그대로 있습니다. 다시 그 사나이가 미워져 돌아갑니다. 돌아가다 생각하니 그 사나이가 그리워집니다. 우물 속에는 달이 밝고 구름이 흐르고 하늘이 펼치고 파아란 바람이 불고 가을이 있고 추억(追憶)처럼 사나이가 있습니다. ※ 1939년에 창작된 시로 기록되어 있는 이 시의 경향은 지성적이고 상징적이며, 6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다. 영상적 수법으로 자신을 조명하고 산문적 표현으로 시적 분위기를.. 2017. 2. 1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