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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든3

[시] 오든 - 나그네여 보라 나그네여 보라 나그네여, 보라 이 섬을 뛰노는 광선에 비쳐 그대를 즐겁게 하는 여기에 움직이지 말고 가민히 서 있어 봐라. 수로를 따라 출렁대는 바닷소리가 강물처럼 흘러 들어오리라. 이곳 작은 벌판 끝머리에 잠시 머루르리다. 백악(百堊)의 충벽을 내리질러 파도가 부서지고, 치솟는 암벽이 밀치고 닥치는 조수에 항거하는 이곳, 빨아들이는 파도를 따라 조약돌이 서로 뒤를 쫓고, 갈매기는 잠시 깍은 듯한 물결 위에 날개를 쉰다. 아득한 저편에 몇 척의 배가 물 위에 떠도는 씨앗처럼, 저마다 바쁜 일로 흩어져 간다. 이제 이 전경이 틀림없이 그대의 기억 속에 들어가 거기 생동하리라, 마치 거울 같은 항만을 흘러 온 여름 동안 바다 위를 산책하는 구름장과도 같이. ※ 이 시는 바닷가에서 느낀 감정을 노래하고 있다... 2018. 4. 10.
[시] 오든 - 어느 날 저녁 외출하여 어느 날 저녁 외출하여 어느 날 저녁 외출하여 브리스틀 거리를 거닐었을 때 포도 위의 군중들은 수확철의 밀밭이었다. 넘칠 듯한 강물 가를 거닐었을 때 한 애인이 철로 아치 아래서 노래하는 것을 나는 들었다. "사랑은 영원하여라. 그대여, 나는 그대를 사랑, 사랑하리라. 중국과 아프리카가 합쳐질 때까지 강이 산을 뛰어 넘고 연어가 거리에서 노래할 때까지 세월은 토끼처럼 뛸 것이다. 내 두 팔 안에 세월의 꽃과 세계의 첫 사랑이 안기워 있으매." 그러나 거리의 시계들은 모두가 윙 하고 돌면서 울리기 시작한다. "아, 시간에 속지 말지니라. 나희는 시간을 정복할 수가 없다. 공경이 드러나 있는 악몽의 흙더미 속에서 시간은 그늘에서 바라보며 너희가 키스할 때 기침을 한다. 여러 푸른 골짜기에 무섭게 눈이 뒤덮인.. 2018. 4. 10.
오든 - 보라 길손이여! 보라 길손이여! 보라, 길손이여, 도약하는 빛이 지금 그대 기쁘게 드러내 주는 이섬을. 여기 가만히 서서 말없이 있으라 그래서 귀의 채널을 통해 바다의 흔들리는 소리가 강물처럼 헤매어 들어오도록. 여기 작은 들판 끝에 정지하라, 백악(白堊) 절벽이 물거품 속으로 떨어지고, 높은 바위 선반이 조수(潮水)의 흡인과 타격을 물리치고, 또 조약돌이 빨아들이키는 밀물 뒤로 딸려가고, 그리고 갈매기 잠시 가파른 파도 위에 머물 때. 저 멀리 떠는 씨앗처럼 배들이 긴급한 자발적인 일들로 흩어져 간다; 그리고 이 모든 풍경이 정말 기억 속에 들어가 움직이리라, 마치 항구 거울을 지나가는 그리고 여름 내내 물 속을 헤매는 이 구름들이 움직이고 있듯이. 오든 (Wystan Hugh Auden, 1907 ~ 1973.9.2.. 2015.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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