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륙도(五六島)
오륙도 다섯 섬이 다시 보면 여섯 섬이
흐리면 한두 섬이 맑으신 날 오륙도라
흐리락 맑으락 하매 몇 섬인 줄 몰라라.
취하여 바라보면 열 섬이 스무 섬이
안개나 자욱하면 아득한 먼 바다라
오늘은 비 속에 보매 더더구나 몰라라.
그 옛날 어느 분도 저 섬을 헤다 못해
헤던 손 내리고서 오륙도라 이르던가
돌아가 나도 그대로 어렴풋이 전하리라.
※ 주제는 '자연과 인간이 혼연일체를 이룬 경지'이며, 구성은 2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1수와 2수의 전개 과정에서 점층법을 사용했다는 것과 서경과 서전을 절묘한 수법으로 조화 시켰다는 점이다.
이은상(李殷相 1903~1982)
시조시인, 사학자, 문학박사. 마산출생. 호는 노산(鷺山). 연희전문수료, 일본 와세다 대학 사확과 수업. 이화 여전, 동국대학, 청구대학 교수 및 부산대, 동아대 강사 역임. 1923년 동아일보에 시조 '어포', '달 박은 밤에'를 비롯 '새벽 비', '고향 생각' 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시조를 현대시로도 중흥시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고, 기행문과 비문에 독보적인 경지를 이룩해 놓았을 뿐 아니라 조선 어학회 사건으로 2회나 투옥된 것이 그로 하여금 민족주의 사상과 애국 선열을 기념하는 사업에 헌신하게 한 동기가 되었으며, 월간지 '신생', '신가정'을 편집. 조선일보 편집고문, 호남신문 사장 등 한 때 언론계도 종사했다.
저서에 '노산시조집', '노산시조선집', '푸른 하늘의 뜻은' 등의 시조집과 기행문에 '향샹유기', '탐라기행', '기행 지리산', '피어린 육백리' 등과 '국역주해 이 충무공 전기', '사임당의 생애와 예술', '무상' 등이 있다.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이은상 - 봄처녀 (0) | 2016.10.30 |
---|---|
[시] 이은상 -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0) | 2016.10.29 |
[시] 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0) | 2016.10.25 |
[시] 김영랑 -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같이 (0) | 2016.10.25 |
[시] 김영랑 - 모란이 피기까지는 (0) | 2016.10.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