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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시(序詩)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모든 죽어 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걸어가야겠다.
오늘 밤에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기를' 소망하는 것은 맹자의 '仰不愧於天(앙불괴어천)'하는 도덕적 차원의 '부끄러움 없음'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바람이 별을 스치는 식민적 상황에서 오는 마음의 흔들림에 대한 단호한 거부의 몸짓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부끄럼 없기를'이란 그러한 의미에서의 양심의 선언이 아닐까.
윤동주 (尹東柱 1917~1945)
아명(兒名)은 해환(海換). 북간도 동명촌 출생. 연희 전문학교 문과 졸업. 일본 리쿄오 대학 및 도오지사 대학에서 영문학 수학. 1943년 하기 방학의 귀국직전 독립 운동가로 체포되어 2년형을 선고받고 일본 큐슈의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복역 중 1945년 2월 29세로 옥사. 중학 재학시 간도 연길에서 발행했던 '카톨릭 소년'에 수 편의 동시를 발표했고, 일찍이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를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음. 그가 죽은 후 유고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이 발간되었으며, 모교인 연세대 교정에 그의 시비가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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