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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보들레르 - 이방인

by 소행성3B17 2018.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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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방인


  ─ 너는 누구를 가장 사랑하느냐? 수수께끼와 같은 사람아 말하여 보라. 너의 아버지냐, 또는 형제 자매이냐?

  ─ 내게는 부모도, 형제 자매도 있지 않다.

  ─ 그러면 너의 친구냐?

  ─ 지금 너는 뜻조차 알 수 없는 어휘를 쓰고 있다.

  ─ 그러면 너의 조국이냐?

  ─ 그것이 어느 위도에 자리하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 그러면 아름다운 여인이냐?

  ─ 아아, 만일 불사의 여신이라면, 나는 그를 사랑할 수도 있으련만.

  ─ 그러면 돈이냐?

  ─ 나는 그서을 가장 싫어한다. 마치 네가 신을 미워하고 있는 것처럼.

  ─ 그러면 너는 무엇을 사랑하느냐?

      세상에서도 보기 드문 에트랑제여!

  ─ 나는 저 구름을 사랑한다······ 저 부산나게 흘러가는 구름을 사랑한다······ 보라, 다시 보라······ 저 불가사의한 몽롱한 구름을.

  





  ※ 시 자체에서 해석되어 있듯이 "구름"은 자유를 뜻한다. 에트랑제는 글자 뜻대로 이방인이라기 보다 저항 정신을 지닌 예술가로 보아야 한다. 이 시에 묘사된 에트랑제는 작자의 이상인 동시에 작자 자신이라고 볼 수 있다. 사상 최초의 산문시라 일컬어지는 '파리의 우울' 서두를 장식하는 시. 수사 학상 문답법을 써서 시의 효과를 크게 거두고 있다.






  보들레르( Pierre Charles Baudelaire, 1821~1867)
  보들레르는 파리에서 태어났으나 어렸을 때 부친이 죽고, 젊은 모친이 재혼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중학 졸업 후, 의부의 희망을 배반하고 문학을 지망, 방종한 생활에 젖었으므로 노여움을 사 1841년에 남해로 여행을 떠났다.
  1857년에 처음이요 마지막 시집인 '악의 꽃'을 출판했는데 미풍양속을 해치는 것으로 벌금이 과해졌다. 그후로는 병과 빚에 시달리는 생활에 쫓기다가 비참한 일생을 마쳤다.
  위고는 그를 '프랑스 시에 새로운 공포를 도입한 시인'이라고 불렀거니와, 이것은 그의 신비적인 종교성, 통렬한 비평정신, 파리에서 쾌락을 구할 때의 그의 이상적인 후각, 미각 촉각을 한마디로 갈파한 평이라 하겠다.
  문학사상 보들레르의 지위는 '악의 꽃' 한 권으로 산문에서의 플로베르와 비견되며, 또 베를렌, 말라르메와 더불어 19세기 3대 서정시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 영향이 상징주의를 거쳐 현대시에 까지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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