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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 각
푸른 여름 저녁에 오솔길 가리니
보리 향기에 취하여 풀을 밟으면
마음은 꿈꾸듯, 발걸음은 가볍고
맨 머리는 부는 바람에 시원하리라.
아무 말 없이, 아무 생각 없이
가슴에는 한없는 사랑만 가득 안고
멀리 멀리 방랑객처럼 나는 가리니
연인과 함께 가듯 자연 속을 기꺼이 가리라.
※ 1870년 3월, 작자의 나이 16세 때에 쓴 시. 계속 유랑하고 싶은 심정을 잘 포착하고 있다. 행보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
아르튀르 랭보(Arthur Rimbaud, 1854~1891)
랭보는 아르덴의 샤를르빌에서 군인의 아들로 태어난 미모의 천재이며 악동이었다. 그는 카톨릭 신자인 어머니에 의해 키워졌으나 방랑벽 때문에 학업을 집어치우고 16~19세까지 불과 3년간의 문학생활을 통해 두 편의 시집 '취한 배'와 '지옥의 계절'로 불멸의 영예를 차지했다. 그후 시필을 집어 던지고 베를렌의 말대로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로 18년을 방랑하다가 병들어 마르세유에서 죽고 말았다.
그는 가시의 세계 저 너머에 있는 심오한 우주의 신비를 발견하고 그 섬광을 옮겨 놓을 새로운 언어를 모색함으로써 인간 능력을 넘어선 듯 싶은 완전한 계시의 표현을 창조하고, 잠재의식의 세계를 시에 도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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