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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리 쌀
좀도리 쌀이 있다.
밥 지을 때 한 줌씩 덜어놓는 쌀.
퇴근길, 내 마음의 좀도리를 덜어놓는다.
서러운 날 한 줌, 기쁜 라에도 한 줌,
아무 느낌 없는 날에도 스르르 한 줌,
그렇게 열심히 좀도리를 모았다.
내 청춘 굽어지고,
힘들고 힘들어 눈물 핑 돌 때까지.
오늘, 바람 부는 월의 퇴근길,
술 한 잔에 문득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새벽마다 갈무리 한 좀도리는,
지금의 나를 키워준 좀도리는,
그 꼬부라진 평생 동안 몇 줌이었을까.
나는 오늘도 좀도리 쌀 한 줌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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