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1 [시] 박두진 - 도봉 도봉 산(山)새도 날러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인 듯, 홀로 앉은 가을 산(山)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빈 골 골을 되돌아올 뿐. 산(山)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 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생(生)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갖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 1946년 3인 시집 '청록집'에 실린 작품으로 10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며, 시의 경향은 종교적, 서정적이며 시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어둡고 쓸슬하여 마치 중국의 옛 시인 유종원의 '강설'을 연상시킨다. 이 시의 주제는 가을날 저녁의 우수이다... 2017. 2. 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