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의 감각1 [시] 김광섭 - 생의 감각 생의 감각 여명의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는 것이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지는 때가 있었다. 깨진 그 하늘이 아물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르런 빛은 장마에 황야처럼 넘쳐 흐르는 흐린 강물 위에 떠 갔다. 나는 무너지는 둑에 혼자 서 있었다. 기슭에는 채송화가 무더기로 피어서 생의 감각을 흔들어 주었다. ※ 1967년 '현대문학' 1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지은이가 고혈압으로 쓰러진 이후 일주일간의 무의식 혼돈 세계에서 깨어난 그 체험을 구상화한 작품이라고 한다. 여기에서 '감각'은 생에 대한 자각, 곧 생의 부활을 표현한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에는.. 2016. 11. 10.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