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혼1 [시] 이육사 - 황혼 황 혼(黃昏) 내 골방의 커튼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맘대로 맞추어 보련다. 그리고 네 품안에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 다오. 저 - 십이(十二) 성좌(星座)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森林) 속 그윽한 수녀(修女)들에게도, 시멘트 장판 위 그 많은 수인(囚人)들에게도, 의지 가지 없는 그들의 심장(心臟)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사막(沙漠)을 걸어가는 낙타(駱駝) 탄 행상대(行商隊)에게나, 아프리카 녹음(綠陰) 속 활 쏘는 토인(土人)들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地球)의 반(半)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 2016. 11. 7.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