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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유치환 - 일월

by 소행성3B17 2016.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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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월



  

  나의 가는 곳

  어디나 백일(白日)이 없을소냐.

 

  머언 미개(未開)ㅅ적 유풍(遺風)을 그대로

  성신(星辰)과 더불어 잠자고

 

  비와 바람을 더불어 근심하고

  나의 생명과

  생명에 속한 것을 열애(熱愛)하되

  삼가 애련(哀憐)에 빠지지 않음은

  ―그는 치욕(恥辱)임일레라.

 

  나의 원수와

  원수에게 아첨하는 자에겐

  가장 옳은 증오를 예비하였나니.

 

  마지막 우러른 태양이

  두 동공(瞳孔)에 해바라기처럼 박힌 채로

  내 어느 불의(不意)에 즘생처럼 무찔리기로

 

  오오 나의 세상의 거룩한 일월에

  또한 무슨 회한(悔恨)인들 남길소냐.







  ※ 이 시는 1939년 4월 '문장' 3호에 발표된 작품으로 6연으로 짜여졌다.

  이 시는 일제 말기의 불안정한 시대에 정의의 사회를 위해서는 목숨을 아끼지 않겠다는 초연하고도 늠름한 기상을 보인다. 그것이 바로 의지의 시인, 청마의 불굴의 기상인 것이다. 일제 말기 어두운 시기에 비록 식민지하의 삶을 살망정 존엄성에 의지하여 치열한 시정신을 보이는 이 작품의 주제는 본연적 생명 의지의 지향이라 하겠다.



  유치환(柳致環 1908~1967)

  호는 청마(靑馬). 경남 충무 출생. 동래고보를 거쳐 연희전문문과 1년 중퇴. 1931년 '문예월간'에 '정적(靜寂)'으로 문단에 데뷔. 한때 평양에서 사진업을 하기도 하고, 만주를 방랑하기도 했으나 해방 후 경주 고교, 대구 여고, 경남 여고 등에서 교장, 예술원 회원 역임. 서울 특별시 문화상, 자유 문학상 등 수상. 시집에 '청마시초(1951)', '생명의 선(1947)', '울릉도(1948)', '청령일기(1949)', '보병과 더불어(1951)', '청마시집(1954)', '제9 시집(1966)',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1966)' 등 14권에 달하는 시집이 있음. 기타 자작시 해설집 '구름에 그린다(1959)'의 수필집이 있다. 경북 불국사, 부산시 에덴 공원에 시비가 건립되었다.



  친일 행적

  1942년 2월 6일자 만선일보에 기고한, 친일성이 농후한 산문이 2007년 10월 19일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교수에 의해 발견되어 친일논란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위키백과-


  문제가 있다면 친일파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는 것. 특히 1942년 2월 6일 자 만선일보에 기고한 친일성 산문이 2007년 10월 19일 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박태일 교수에 의해 발견되면서 기존의 애국 시인 이미지가 많이 퇴색되었다. 그나마 형 유치진이 백범 김구 선생이 이미 당대에 인증한 거물급 친일파인지라 상대적으로 묻히는 편. 재고의 여지가 없는 친일파인 형과는 달리 유치환 본인은 매우 전형적인, 친일과 애국적 행보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변절자 혹은 나약한 인텔리라고 보는 것이 가장 객관적일 것이다.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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