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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권달웅 - 겸상

by 소행성3B17 2019.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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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겸상

 

 

  메밀묵이 먹고 싶다.

  달빛 같은 메밀향이 그립다.

  어수룩하고 구수한 맛이 그립다.

  메밀가루를 물대중하여

  서서히 저어 굳힌 메밀묵.

  은근히 당기는 맛이 좋다.

  없어도 있는 듯한

  말랑하고 야들야들한 맛.

  달밤 다듬이 소리처럼

  아련한 그리움이 스민 메밀묵.

  눈 내리는 밤 온돌방에서

  눈물 많은 친구를 만나 겸상해

  메밀묵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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