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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릴케 - 오 주여 각 사람에게 고유한 죽음을 주십시오

by 소행성3B17 201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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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주여 각 사람에게 고유한 죽음을 주십시오




  오 주여, 각 사람에게 알맞은 죽음을 주십시오.

  각자가 사랑과 의미와 팽배한 고뇌를 살아온

  그 삶에서 결실되는 죽음을 주십시오.


  우리는 한갓 과일 껍질과 나뭇잎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람들 각자가 내부에 품고 있는 위대한 사상은

  바로 알맹이, 일체의 중심인 것입니다.


  이 과일을 위하여 소녀들은 나무처럼

  하나의 거문고 속에서 출현해 나오고

  그녀들 자신이 어른이 되기를 기도드리고 있으며

  그리고 여자들은 성장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어느 타인에게도 주어지지 않는 불안에 익슥한 사람들 입니다.


  이 과일을 위해 한 번 본 것이 설령 지나가 버렸어도

  그것은 영원한 것인 양 남아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인가를 만들고 또 조립하고 있는 누구인가가

  그 과일을 감싼 세계가 되어 얼고 풀리며

  또한 바람이 되어 불고 햇빛이 되어 비쳤습니다.

  이 과일 속에 마음의 모든 정열과

  두뇌의 백열이 들어가 자리잡게 된 것입니다.

  그러나 당신의 천사들은 새떼처럼 날아와

  이 과일 전부가 아직 익지 않았음을 알게 된 것입니다.










  



  릴케(Rainer Maria Rilke, 1875~1926)

  20세기 독일의 최대시인. 신낭만파로 불리운다. 러시아 여행에서 만난 톨스토이와 자서전을 쓰기 위해 만난 로댕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시집으로는 '두이노의 비가', '형상시집' 등이 있고 고백 소설 '말테의 수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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