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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자코테 - 진혼곡(鎭魂曲) 중에서

by 소행성3B17 201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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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혼곡(鎭魂曲) 중에서







걱정 말라, 그것은 온다!


아니, 그대가 가까이 다가선다


거의 닿는다! 시(詩)의 첫 언어보다


끝에 오는 언어가 그대의 죽음에 더욱 가깜기 때문이다


죽음은 도중에서 멈추지 않는다.





죽음이 나뭇가지 아래 잠들고


그대 글 쓰는 동안 숨을 돌리리라 생각지 말라.


그대의 가장 심한 갈증을 풀어 줄 이 입술


달콤한 부르짖음을 동반한 이 입술을


그대가 마실 때에도





그대들 머리칼의 타는 듯한 어둠 속에


그대들이 그 자리에서 꼼짝하지 않기 위해


그대가 힘차게 네 개의 팔 매듭을 죄일 때에도,


죽음이 온다, 어떤 돌림길인지 모르나 그대 두 사람을 향하여 온다


아주 먼 곳에서 오는지 혹은 바로 옆에 와 있는지, 어쨌든 걱정 말라


죽음은 온다! 이 언에에서 저 언어로 가는 동안 그대는 더욱 늙는다.













자코테(Philippe Jaccottet, 1925~ )

 프랑스의 현대 시인. 그는 셈세한 감수성과 아름다운 시적 이미지로 20세기 시단의 가장 촉망 받는 시인으로 꼽힌다. 프랑스 시단에 있어서 계속 발전하는 시인이며, 현대시인으로 가장 깊이가 있고 감성적인 시인으로 인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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