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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스펜서 - 어느 날 그녀 이름 적었더니

by 소행성3B17 2015.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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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그녀 이름 적었더니






어느 날 백사장에 그녀 이름 적었더니,


파도가 밀려와서 지워 버렸네:


다시 한번 그 이름 적어봤지만,


물결은 밀려와 내 수고를 삼켜 버렸네.


그녀 말하길 "덧없는 나를 불멸케 할 양으로


그토록 공연히 애쓰는 부질없는 그대여;


나도 이 파도처럼 꺼지고,


내 이름 또한 그처럼 소멸하리라."




내 대답하길 "천만에. 천한 것들이야 죽어


흙이 된들 어떠랴마는 그대 이름 영원히 살아남으리;


나의 시(詩)는 그대의 귀한 덕을 영원케 하고,


하늘에 그대의 빛나는 이름 기록하리라:


죽음이 온세상을 정복할지라도,


우리의 사랑 하늘에 살고 생은 다시 새로워지리."










스펜서(Edmund Spenser, 1552 ~ 1599)

 영국 엘리자베스 시대의 대표적 시인. 자유로운 운율, 다양한 용어, 청신한 내용 등을 다룬 그는 "시인 중의 시인"이라 일컬어졌다. 시집으로 '요정의 왕', '양치기의 달력'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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