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

베케르 -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by 소행성3B17 2015. 7. 22.
반응형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창 앞의 나팔꽃 넝쿨이 흔들림을 보시고


스쳐가는 바람이 한숨 짓는다 의심하실 양이면


그 푸른 잎 뒤에 내가 숨어


한숨 짓는 줄 알아 주시오.




그대 뒤에서 무슨 소리 나직이 나며


그대 이름 멀리서 부른다 의심하실 양이면


쫓아오는 그림자 속에 내가 있어


그대를 부른 걸로 생각하시오.




깊은 밤 그대 가슴 이상하게도


산산이 흩어져 설레이고


불타는 입김을 입술에 느끼시거든


눈에는 안 보여도 그대 바로 곁에


내 입김이 서린다고 생각하시오.










베케르 (Gustavo Adolfo Becquer, 1836 ~ 1870)

 스페인의 시인. 그가 노래한 주제는 대부분 사랑과 죽음이었다. 이 사랑에는 고독이, 죽음에는 영원에 대한 바람이 내포되어 있다. 사후에 시집 '운율'이 나왔다.




반응형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본느프와 - 미완성(未完成)이 정상(頂上)이다  (0) 2015.07.29
발레리 - 석류  (0) 2015.07.22
오든 - 보라 길손이여!  (0) 2015.07.22
롱펠로 - 내 인생의 한 가운데 서서  (0) 2015.07.21
포 - 헬렌에게  (0) 2015.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