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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발레리 - 석류

by 소행성3B17 2015.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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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너희들의 넘치는 알들에 못 이겨


반쯤 열려진 야무진 석류여,


자기 발견에 파열된


고매한 이마를 나는 보는 듯하다!




너희들이 견뎌온 세월이,


살며시 입을 연 석류여,


자만심에 움직인 그대들로 하여금


홍옥(紅玉)의 장벽을 삐걱이게 해도,




그리고 금빛의 메마른 껍질마저


어느 힘의 요구에 따라


과즙(果汁)의 붉은 보석되어 터진다 해도,




이 밫나는 파령은


내가 가졌던


어느 은밀한 구조의 영혼을 꿈꾸게 한다.










발레리 (Paul Valery, 1871 ~ 1945)

 프랑스의 순수시인. 말라르메에게 사사하였으며, 지드를 비롯한 당대의 예술가들과 교우 관계를 맺었다. 만년에 그는 프랑스의 국가적 시인이며 국제적 지식인의 상징이 되었다. 시집으로 '해변의 묘지', '나의 파우스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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