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은 죽어서 말한다1 [시] 모윤숙 -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국군은 죽어서 말한다 ―나는 광주 산곡을 해매다가 문득 혼자 죽어 넘어진 국군을 만났다― 산 옆 외따른 골짜기에 혼자 누워있는 국군을 본다. 아무 말, 아무 움직임 없이 하늘을 향해 눈을 감은 국군을 본다. 누른 유니폼 햇빛에 반짝이는 어깨의 표지 그대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소위였고나 가슴에선 아직도 더운 피가 뿜어 나온다. 장미 냄새보다 더 짙은 피의 향기여! 엎드려 그 젊은 주검을 통곡하며 나는 듣노라! 그대가 주고 간 마지막 말을...... 나는 죽었노라, 스물 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질식하는 구름과 바람이 미쳐 날뛰는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내 손에는 범치 못할 총자루, 머리엔 끼지지 않을 철모가 씌워져 원수와 싸우기에 한 번도 .. 2016. 12. 1.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