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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3

[시] 조병화 - 스카이라운지 스카이라운지 반도 호텔 옥상 글라스 룸은 서울의 스카이라운지 노을이 번지는 유리창 안에서 이국종 샤보덴처럼 술을 마신다. 하강하는 항공기처럼 가벼운 날개를 밤이 내리면 서울은 창 밖의 북극 슬픈 고도는 부부의 화해처럼 깊어만 간다 ※ 전연이 한 편으로 된 자유시다. 저녁 한 때 술마시며 느끼는 서울의 기분과 정서를 노래한 이 시의 주제는 도시인의 일모(日慕) 때의 서정이라 하겠다. 조병화 (趙病華 1921~2003) 호는 편운(片雲). 경기도 안성 출생. 1938년 경성사범을 졸업한 후 일본 도쿄의 고등사범에서 물리, 화학을 공부함. 광복 후 중앙대, 이대 강사를 거쳐 경희대 교수, 인하대 부총장을 역임. 첫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1919)'을 간행한 이후, 정력적인 작품 활동을 계속하면서 국제 펜클럽.. 2017. 2. 22.
[시] 조병화 - 비는 내리는데 비는 내리는데 진종일을 비는 내리는데 비에 막혀 그대로 어둠이 되는 미도파 앞을 비는 내리는데 서울 시민들의 머리 위를 비는 내리는데 비에 젖은 그리운 얼굴들이 서울의 추녀 아래로 비를 멈추는데 진종일을 후줄근히 내 마음은 젖어내리는데 넓은 유리창으로 층층이 비는 흘러내리는데 아스팔트로 네거리로 빗물이 흘러내리는데 그대로 발들을 멈춘 채 밤은 내리는데 내 마음 속으로 내 마음 흘러내리는 마음 내 마음 밖으로 내 마음 흘러내리는 마음 사랑하는 사람을 막고 진종일을 비는 내리는데 가난한 방에 가난한 침대 위에 가난한 시인의 애인아.... 어두운 창을 닫고 쓸쓸한 인생을 그대로 비는 내리는데 아무런 기쁨도 없이 하는 일 없이 하루를 보내는데 하루가 오고 진종일을 비는 내리는데 비에 막혀 미도파 앞에 발을 멈춘.. 2017. 2. 22.
[시] 조병화 - 의자 의 자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 이 시는 1957년에 발간된 그의 시집 '서울'에 수록된 작품으로, 시의 경향은 주지적이고 관념적이며 4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다. 표현의 특징으로는 표현이 매우 단조로우면서도 반복법을 사용하여 음악성을 살리고 있으며 경어체를 사용하여 시의 주제를 보다 진지하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자'는 실제의 의자를 소재로 한 것이 아니고, 인간이 차지하고 .. 2017.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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