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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조병화 - 의자

by 소행성3B17 2017.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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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  자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지요.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어요


  먼 옛날 어느 분이

  내게 물려주듯이


  지금 어드메쯤

  아침을 몰고 오는 어린 분이 계시옵니다.

  그분을 위하여

  묵은 이 의자를 비워드리겠습니다.





  ※ 이 시는 1957년에 발간된 그의 시집 '서울'에 수록된 작품으로, 시의 경향은 주지적이고 관념적이며 4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다. 표현의 특징으로는 표현이 매우 단조로우면서도 반복법을 사용하여 음악성을 살리고 있으며 경어체를 사용하여 시의 주제를 보다 진지하게 부각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의자'는 실제의 의자를 소재로 한 것이 아니고, 인간이 차지하고 있는 역사의식을 관염저긍로 표현한 상징이라 하겠다.

  이 시의 주제는 세대 교체의 당연성 내지 미래에 올 어떤 세대를 향한 이해와 신뢰라고 하겠다.





    조병화 (趙病華 1921~2003)

  호는 편운(片雲). 경기도 안성 출생. 1938년 경성사범을 졸업한 후 일본 도쿄의 고등사범에서 물리, 화학을 공부함. 광복 후 중앙대, 이대 강사를 거쳐 경희대 교수, 인하대 부총장을 역임. 첫시집 '버리고 싶은 유산(1919)'을 간행한 이후, 정력적인 작품 활동을 계속하면서 국제 펜클럽 주체 세계 작가 대회 등 프랑크푸르트 대회, 뉴옥 대회 등에 참석했음. 시집에 '버리고 싶은 유산', '하루만의 위안(1950)', '패각의 침실(1952)', '인간고도(1954)', '사랑이 가기전에(1955)', '서울(1957)', '석아화(1958)', '기다리는 사람들(1959)', '밤의 이야기(1961)', '낮은 목소리(1962)', '공존의 이유(1963)', '쓸개 포도의 비가(1963)', '인간 숙소를 더듬어서(1964)', '내일 어느 자리에서(1965)', '가을은 남은 거에(1966)', '가숙의 램프(1967)', '내 고향 먼 곳에(1969)', '어머니(1973)' 등에 이르기까지 많은 독자를 독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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