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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시스 잠2

[시] 잠 - 나는 당나귀가 좋아 나는 당나귀가 좋아 물푸레나무 긴 울타리를 끼고 걸어가는 순한 당나귀가 나는 좋다. 당나귀는 꿀벌에 마음이 끌려 두 귀를 쫑긋쫑긋 움직이고 가난한 사람들을 태워 주기도 하고 호밀이 가득 든 부대를 나르기도 한다. 당나귀는 수쳇가에 가까이 이르면 버거정거리며 주춤걸음으로 걸어간다. 내 사랑은 당나귈르 바보로 안다. 어쨌든 당나귀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당나귀는 언제나 생각에 젖어 있고 그 두 눈은 보드라운 빌로드 빛이다. 마음씨 보드라운 나의 소녀야, 너는 당나귀만큼 보드랍지 못하다. 당나귀는 하느님 앞에 있기 때문이다. 푸른 하늘 닮아서 당나귀는 보드랍다. 당나귀는 피곤하여 가벼운 모양으로 외양간에 남아서 쉬고 있다. 그 가련한 작은 발은 피곤에 지쳐 있다. 당나귀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자기가 할 일을 모두.. 2018. 2. 22.
[시] 잠 - 애가 애가 ― 내 사랑아" 너는 말했다. ― 내 사랑아" 나는 말했다. ― 눈이 온다." 너는 말했다. ― 눈이 온다." 나는 말했다. ― 좀 더, 좀 더" 너는 말했다. ― 좀 더, 좀 더" 나는 말했다. ― 이렇게, 이렇게" 너는 말했다. ― 이렇게, 이렇게" 나는 말했다. 그런 뒤, 너는 말했다. ― 난 네가 참 좋아." 그리고 나는 말했다. ― 난 네가 더 좋아." ― 여름은 갔어." 너는 말했다. ― 가을이 왔어." 나는 답했다. 그리고 난 뒤의 우리의 말은 처음처럼 비슷하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너는 말했다. ― 사랑아, 나는 네가 좋아." 매맑고 숭고한 가을날의 화려한 저녁빛을 받으며. 그 말에 나는 말했다. ― 다시 한번 말하렴." ※ 친구인 앙드레 지드와의 북아프리카 여행. 그리고 몇 차례의 파.. 2018.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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