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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잠 - 애가

by 소행성3B17 2018. 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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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가



  ― 내 사랑아" 너는 말했다.

  ― 내 사랑아" 나는 말했다.


  ― 눈이 온다." 너는 말했다.

  ― 눈이 온다." 나는 말했다.

  

  ― 좀 더, 좀 더" 너는 말했다.

  ― 좀 더, 좀 더" 나는 말했다.


  ― 이렇게, 이렇게" 너는 말했다.

  ― 이렇게, 이렇게" 나는 말했다.


  그런 뒤, 너는 말했다.

  ― 난 네가 참 좋아."


  그리고 나는 말했다.

  ― 난 네가 더 좋아."


  ― 여름은 갔어." 너는 말했다.

  ― 가을이 왔어." 나는 답했다.


  그리고 난 뒤의 우리의 말은

  처음처럼 비슷하지는 않았다.


  마지막에 너는 말했다.

  ― 사랑아, 나는 네가 좋아."


  매맑고 숭고한 가을날의

  화려한 저녁빛을 받으며.


  그 말에 나는 말했다.

  ― 다시 한번 말하렴."


 



  ※ 친구인 앙드레 지드와의 북아프리카 여행. 그리고 몇 차례의 파리 여행을 제외하고서 잠은 자기 고향인 오토피레네의 투르네를 떠나지 않았다. 그는 즐겨 전원을 노래하였고, 1906년 이후 클로델의 영향에 의해 종교적 빛깔을 띠게 되었다.









  

   프랑시스 잠(Francis Jammes, 1868~1938)


  토지 공증인 사무소에서 견습으로 일학 있을 때 최초의 시집을 파리의 친구들, 그가 존경하던 말라르메와 지이드에게 보낸 것이 계기가 되어 그들과 평생의 우정을 맺게 되었다.

  '새벽의 안젤류스에서 저녁의 안젤류스까지', '벚나무 조상의 슬픔' 등의 시집 외에 '클라라 델레븨즈', '산토끼 이야기' 등의 산문 작품을 발표하였다.

  1960년경을 경계로 하여 그의 작품은 종교적인 색채를 짙게 띠게 되었다. '하늘속의 빈터', '그독교의 농경시' 등에는 열렬한 카톨리 시인 클로델에 의한 영향을 분명히 느낄 수 있다. 시든지 산문이든지 간에 잠의 초기 작품에는 태어난 고향의 흙 냄새와 먼 타향에 대한 꿈이 기묘하게 감미로운 우수를 지니고 혼합되어 있다. 그에게 있어서 자연은 자연인 것이며, 그것을 그대로 노래하는 것이야말로 자연에 대한 시인의 사랑의 표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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