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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erre Charles Baudelaire3

[시] 보들레르 - 이방인 이방인 ─ 너는 누구를 가장 사랑하느냐? 수수께끼와 같은 사람아 말하여 보라. 너의 아버지냐, 또는 형제 자매이냐? ─ 내게는 부모도, 형제 자매도 있지 않다. ─ 그러면 너의 친구냐? ─ 지금 너는 뜻조차 알 수 없는 어휘를 쓰고 있다. ─ 그러면 너의 조국이냐? ─ 그것이 어느 위도에 자리하고 있는지 나는 모른다. ─ 그러면 아름다운 여인이냐? ─ 아아, 만일 불사의 여신이라면, 나는 그를 사랑할 수도 있으련만. ─ 그러면 돈이냐? ─ 나는 그서을 가장 싫어한다. 마치 네가 신을 미워하고 있는 것처럼. ─ 그러면 너는 무엇을 사랑하느냐? 세상에서도 보기 드문 에트랑제여! ─ 나는 저 구름을 사랑한다······ 저 부산나게 흘러가는 구름을 사랑한다······ 보라, 다시 보라······ 저 불가사의한 .. 2018. 1. 19.
[시] 보들레르 - 죽음의 기쁨 죽음의 기쁨 달팽이 기어다니는 진흑 당에 내 손수 깊은 구덩이를 파리라. 거기 내 늙은 뼈를 편히 쉬게 묻어 물 속의 상어처럼 망각 속에 잠들리라. 나는 유서를 꺼리고 무덤을 미워한다. 죽어 부질없이 남의 눈물을 바라느니보다 내 차라리 산채로 까마귀를 불러 더러운 뼈 마디를 쪼아먹게 하리라. 오, 구더기! 눈도 귀도 없는 어둠의 빛이여. 너 위해 부패의 아들, 방탕의 철학자. 기뻐할 불량배의 사자는 오도다. 내 송장에 주저 말고 파고 들어 죽음 속에 죽은, 넋없는 썩은 살 속에서 구더기여, 내게 물어라. 여태 괴로움이 남아 잇는가고. ※ 세기말의 이른바 데카당들은 "영혼의 고뇌"를 노래 했는데, 이 시는 그 중의 한 대표작이다. 이 시를 쓸 무렵의 작자는 "살아 있다는 것은 말뿐이다. 정신적으로는 이미 .. 2018. 1. 19.
[시] 보들레르 - 교감(交感) 교감(交感) 자연은 신전, 그 살아 잇는 기둥들에서 이따금 어렴풋한 말들이 새어 나오고, 사람은 상징의 숲들을 거쳐 거기를 지나가고, 숲은 다정한 눈매로 사람을 지켜본다. 멀리서 아련히 어울리는 메아리처럼 밤처럼 광명처럼 한없이 드넓은 어둡고도 깊은 조화의 품안에서 향기와 색채와 음향은 서로 화합한다. 어린애의 살결처럼 신선스럽고 오보에처럼 부들하며, 목장처럼 푸른 향기 어리고 - 또 한 펀엔 썩고 푸짐한 승리의 향기 있어. 용연향, 사향, 안식향, 훈향처럼 무한스런 것으로 번져 나가서 정신과 감각의 환희를 노래한다. ※ 이 시에는 보들레르 미학의 본질적인 관념들이 내포되어 있다. 물질 세계와 정신 세계는 서로 교감하는 바, 물질 세계는 상징을 제공하며, 그것을 통해 정신세계에서 접근할 수 있다고 본 것.. 2018.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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