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밑줄
통통배 한 척
바다에 길게 밑줄을 긋는다
배 지나간 자리마다
물의 살 터지는 소리
서둘러 달려와
물살을 아우르는 바다
갈매기는 울음으로 제 상처를 달래고
파도는 제 상처를 스스로 여미며
다시 바다와 한 몸이 된다
막막한 세상
나 어느 곳에 길이 되었던가
그대 상처 어루만져 준 적 있었던가
누군가의 밑줄도 되지 못한 채
나, 바다의 밑줄만 따라간다
반응형
'인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하갑문 - 응시 (0) | 2021.01.11 |
---|---|
[시] 나호열 - 당신에게 말걸기 (0) | 2021.01.08 |
[시] 진병수 - 땀 (0) | 2020.06.12 |
[시] 현/노승한 - 때는 늦으리 (0) | 2020.06.10 |
[시] 나태주 - 행복 (0) | 2020.06.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