雪夜1 [시] 김광균 - 설야(雪夜) 설야(雪夜) 어느 머언 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 없이 흩날리느뇨. 처마 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췬 양 흰 눈이 나려 하이얀 입김 절로 가슴이 메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내 홀로 밤 깊어 뜰에 나리면 머언 곳에 여인의 옷 벗는 소리. 희미한 눈발 이는 어느 잃어진 추억의 조각이기에 싸늘한 추회(追悔) 이리 가쁘게 설레이느뇨. 한줄기 빛도 향기도 없이 호올로 차단한 의상(衣裳)을 하고 흰 눈은 나려 나려서 쌓여 내 슬픔 그 우에 고이 서리다. ※ 1938년 1월 조선일보의 신춘 문예 당선작이다. 시의 경향은 서정적이며 영상적인 이 작품은 6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로 주지적 경향보다는 낭만적 경향이 짙고, 영상적 수법에다 관능적 표현을 가미하여 눈의 이미지를 한층 아름답게 부각시키고.. 2016. 12. 15.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