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헌정1 [시] 박헌정 - 좀도리 쌀 좀도리 쌀 좀도리 쌀이 있다. 밥 지을 때 한 줌씩 덜어놓는 쌀. 퇴근길, 내 마음의 좀도리를 덜어놓는다. 서러운 날 한 줌, 기쁜 라에도 한 줌, 아무 느낌 없는 날에도 스르르 한 줌, 그렇게 열심히 좀도리를 모았다. 내 청춘 굽어지고, 힘들고 힘들어 눈물 핑 돌 때까지. 오늘, 바람 부는 월의 퇴근길, 술 한 잔에 문득 생각이 났다. 어머니가 새벽마다 갈무리 한 좀도리는, 지금의 나를 키워준 좀도리는, 그 꼬부라진 평생 동안 몇 줌이었을까. 나는 오늘도 좀도리 쌀 한 줌을 벌었다. 2019. 9. 23. 이전 1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