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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김동명 - 내 마음은

by 소행성3B17 2016.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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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요,

그대 저어오오.

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

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

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

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

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

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

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

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

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

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

그대를 떠나오리다.








※ 1937년 6월 '조광' 3권 6호에 발표된 시로, 가곡으로 작곡되어 널리 애창되고 있는 4연의 서정시다.

 경향면에서는 낭만주의 시며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비유와 상징이 풍부하게 활용되고 있다. 제 1연에서는 사랑의 환희, 제 2연에서는 사랑의 정열, 제 3연에서는 사랑의 위안, 제 4연에서는 사랑의 이별을 노래하여 대단히 교묘하게 짜여 있으면서도 감미로운 느낌을 준다. 이 시의 주제는 사랑의 환희와 정영과 윈안과 애상이라고 하겠다.






김동명(金東鳴 1900~1968)

 호는 초허(超虛). 강원도 강릉 출생. 함흥 영생 중학 및 도쿄 아오야마 신학교 졸업. 1923년 '개벽' 10월호에 프랑스의 세기말 시인 보들레르에게 바치는 시 '당신이 만약 내게 문을 열어 주시면', '나는 보고 섰느라', '애닲은 기억' 등을 발표하여 시단에 데뷔함. 해방 후에는 다급한 현실과 정치·사회적인 풍자와 관념성으로 기울어져 마침내 정치 평론을 쓰기에 이름. 이화여대 교수, 초대 참의원 의원을 역임. 1954년 시집 '진주만'으로 아시아 자유 문학상을 수상함. 시집에 '나의 거문고(1930)', '삼팔선(1947)', '진주만(1954)', '하늘(1948)', '내 마음은(1964)' 외에 수필집고 정치 평론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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