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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김동명 - 파초

by 소행성3B17 2016.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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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초



조국을 언제 떠났노.

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

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

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

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

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 1936년 1월호 '조광'에 발표. 그의 제2시집 '파초(1938)'의 표제가 된 전원적 서정시다.

 시의 경향은 전원적·애국적이며 5연으로 된 자유시다. 표현상의 특징은 남국을 고향으로 하는 파초가 고향을 떠나 외롭게 사는 이 열대 식물을 의인화하여 망국의 슬픔 속에 사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연상적 수법으로 망국민의 한을 파초에게 감정이입하여 쓴 시다. 이 시의 주제는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향수이다.







김동명(金東鳴 1900~1968)

 호는 초허(超虛). 강원도 강릉 출생. 함흥 영생 중학 및 도쿄 아오야마 신학교 졸업. 1923년 '개벽' 10월호에 프랑스의 세기말 시인 보들레르에게 바치는 시 '당신이 만약 내게 문을 열어 주시면', '나는 보고 섰느라', '애닲은 기억' 등을 발표하여 시단에 데뷔함. 해방 후에는 다급한 현실과 정치·사회적인 풍자와 관념성으로 기울어져 마침내 정치 평론을 쓰기에 이름. 이화여대 교수, 초대 참의원 의원을 역임. 1954년 시집 '진주만'으로 아시아 자유 문학상을 수상함. 시집에 '나의 거문고(1930)', '삼팔선(1947)', '진주만(1954)', '하늘(1948)', '내 마음은(1964)' 외에 수필집고 정치 평론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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