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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김미화 - 족장

by 소행성3B17 2016.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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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장


그는 구석기를 불러내는 샤먼이다

선사의 세상을 오후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광대다

원시의 꽃과 사냥하는 풍경들이

겹겹의 추위를 두른채

시간 저쪽 어느 하루를 부려놓고 있다

도시 언어를 버리며

한 사내의 몸짓에 귀 기울이고

그가 던지고 있는 낯선 세상을 본다.

달력도 없고 시계도 없던

세상이 주는 몽롱한 시간들에

내 안 따스한 갈비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구석기시대의 잃어버린 낙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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