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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이은상 -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by 소행성3B17 2016.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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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 너는 지금 어드메 있나

누더기 한 폭 걸치고 토막(土幕) 속에 누워 있나

네 소원 이룰 길 없어 거리를 헤매나.


오늘 아침도 수없이 떠나는 봇짐들

어디론지 살 길을 찾아 헤매는 무리들이랑

그 속에 너도 섞어서 앞 산 마루를 넘어갔나.

  

너라고 불러보는 조국아 낙조(落照)보다도 더 쓸쓸한 조국아

긴긴 밤 가얏고 소리마냥 가슴을 파고 드는 네 이름아

새 봄날 도리화(桃李花)같이 활짝 한 번 피어 주렴.








  ※ 주제는 '조국 통일과 평화에 대한 기원'이며, 구성은 3수 1편의 평시조이다. 

  이 시조의 특징은 조국을 의인화 했으며 "너라고 불러 보는 조국아'라는 말을 제목과 함께 1수와 2수에서 거듭 반복함으로써 조국을 향한 연연한 감정을 강조했고, 뜻을 살리기 위해 심한 파격마저도 서슴지 않았다는데 있다.



  이은상(李殷相 1903~1982)

  시조시인, 사학자, 문학박사. 마산출생. 호는 노산(鷺山). 연희전문수료, 일본 와세다 대학 사확과 수업. 이화 여전, 동국대학, 청구대학 교수 및 부산대, 동아대 강사 역임. 1923년 동아일보에 시조 '어포', '달 박은 밤에'를 비롯 '새벽 비', '고향 생각' 등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작품 활동에 들어갔다.

  시조를 현대시로도 중흥시키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웠고, 기행문과 비문에 독보적인 경지를 이룩해 놓았을 뿐 아니라 조선 어학회 사건으로 2회나 투옥된 것이 그로 하여금 민족주의 사상과 애국 선열을 기념하는 사업에 헌신하게 한 동기가 되었으며, 월간지 '신생', '신가정'을 편집. 조선일보 편집고문, 호남신문 사장 등 한 때 언론계도 종사했다.

  저서에 '노산시조집', '노산시조선집', '푸른 하늘의 뜻은' 등의 시조집과 기행문에 '향샹유기', '탐라기행', '기행 지리산', '피어린 육백리' 등과 '국역주해 이 충무공 전기', '사임당의 생애와 예술', '무상'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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