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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김영랑 - 내 마음을 아실 이

by 소행성3B17 2016. 10.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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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서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불빛에 연긴 듯 희미론 마음은

 사랑도 모르리 내 혼자 마음은.

 

 향맑은 옥돌에 불이 달어

 사랑은 타기도 하오련만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 업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히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낸 듯 감추었다 내여 드리지.

 

 아! 그립다.

 내 혼자서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꿈에나 아득히 보이는가.

 



 ※ 이 시는 1931년 10월 '시문학'에 발표된 작품으로, 5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다. 

  시인의 영혼은 맑고  그 맑은 마음은 사랑하는 사람도 알지 못한다. 이처럼 맑은 마음은 외롭다는 것이 이 시의 내용이다. 이 시의 주제는 순수하고 아름다운 마음의 고독이다.



김영랑 (金永郎 19013~1950)

  본명은 윤식(允植). 전남 강진 출생. 휘문이숙을 다니다가 3.1 운동 때 6개월간 옥고를 치르고 이듬해 일본으로 가 아오야마(靑山)학원 전문부 영문과 수학. 이때 평생의 지우 박용철(朴龍喆)과도 친교를 맺으면서 괴테, 로제티, 키츠 등의 시를 탐독하여 그의 서정 세계를 확대한 듯함. 1930년 '시문학' 동인으로 참가, 이후 많은 서정시를 발표했다. 8.15 해방 후에도 공보처 출판국장을 잠시 지냈으며 6.25 사변 때 서울에서 은신하다가 복부에 포탄 파편을 맞고 47세로 사망했음. 묘지는 망우리 광주 공원에 박용철과 함께 나란히 시비가 세워짐.

  시집에 '영랑 시집(1935)', '영랑 시선(1949)', '내 마음 고요히 고운 봄길 위에(1930)', '내 마음을 아실 이(1931)', '모란이 피기까지는 (193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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