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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테니슨 - 모랫벌을 건너며

by 소행성3B17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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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랫벌을 건너며



  해는 지고 저녁별 빛나는데

    날 부르는 맑은 목소리

  내 멀리 바다로 떠날 적에

    모랫벌아, 구슬피 울지 말아라.


  끝없는 바다로부터 왔던 이 몸이

    다시금 고향 향해 돌아갈 때에

  움직여도 잔잔해서 거품이 없는

    잠든 듯한 밀물이 되어 다오.


  황혼에 울리는 저녁 종서리

    그 뒤에 찾아드는 어두움이여!

  내가 배에 올라탈 때

    이별의 슬픔도 없게 해 다오.


  이 세상의 경계선인 때와 장소를 넘어

    물결이 나를 멀리 실어 간다 하여도

  나는 바라노라, 모랫벌을 건넌 뒤에

    길잡이를 만나서 마주 보게 되기를.






  ※ 워즈워스를 뒤이어 42년 동안 계관 시인의 자리에 있었고, 1884년에는 남작의 지위를 얻었고, 자연을 사랑하면서 84세의 나이로 죽은 테니슨이 죽음을 앞둔 때 지은 작품이다.






   앨프래드 테니슨(Alfred Tennyson, 1809~1892)


  테니슨은 브라우닝과 함께 대영제국 빅토리아조를 대표하는 거장이다. 41세 때 이미 시극을 썼으며, 케임브리지 대학을 나와 1830년, 32년에 각각 시집을 내어, 차차 시단의 주목을 끌었는데 친구 핼럼의 죽음에 심한 충격을 받아, 이후 약 10년의 침묵이 계속되었다.

  1842년에 발표된 '시집(Poems) 2권'은 시인으로서의 확고 부동한 지위를 학립하는 기초가 되었다. 이후 '공주', '인메모리엄(In Memoriam)' 등 계속해서 걸작을 발표하였는데, 특히 후자는 절친한 친구 핼럼이 죽은 후 17년 간의, 삶과 죽음의 문제를 둘러싼 작자의 마음의 행로를 토로한 우수한 비가이다. 워즈워드의 추계자로서 계관시인으로 추천되고, 오랫동안의 약혼가를 거쳐 에밀리 셀우드와 결혼하게 된 것도 1850년의 일이었다. 작품으로는 '모드(Maud)', '이노크 아든(Enoch Arden)'을 내었는데, 그의 필생의 대작은 어더왕 전설을 소재로 한 '국가왕집(The Idylls of the King) 12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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