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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헤세 - 편지

by 소행성3B17 2018.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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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지



  몰아치는 사나운 저녁 바람에

  몸을 내어젖고 있는 보리수

  그 나무 사이로 비치는 달이

  내 방을 환히 밝게 해 준다.


  무정스럽게 떠나간 그 사람

  그에게 기나긴 편지를 쓰면

  종이장 위에 달 그림자 스미고.


  내가 쓴 글자 위를 비쳐 가면서,

  흐르는 달빛! 소리 없는 달빛이여!

  내 마음 고요히 흐느껴 울다가

  잊었어라, 달과 밤을 향한 기도와 잠마저도.






  ※ 헤세는 일찍부터 괴테의 시와 낭만파의 시를 좋아하면서 서정시를 썼다. 노발리스나 이이헨도르프나 헤나우 등을 연상케 하는 몽상과 향수감 짙은 작품이 많은데, 이 시 역시 헤세의 고독한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고 있다.









  헤르만 헤세 (Hermann Karl Hesse, 1877~1962)


  헤세는 남부 독일 시바벤의 카르프에서 태어나 일찍부터 코스모폴리턴적인 평화주의에의 지향과 동양 종교에 대한 관심을 가졌다. 현대 신로맨티즘 문학의 완성자로서 그는 체험과 생활을 아름답고 원숙한 필치로 조형시켜 구름 · 산천 · 바람 · 바다 등의 자연을 배경으로 하는 평화스런 인간의 생활을 동경하고, 내면 생활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표현하여 예술적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내면 생활의 변화와 성장을 깊이 표현하여 예술적 향기를 강하게 풍기고 있다.

  자연을 사랑하고 자기 내면을 응시하는 이 시인은 동시에 또한 현실에 직면한 여러 문제에 대해서도 엄격한 경고를 내리기를 잊지 않았고,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평화를 주장하여 완전히 고립되었었다.

  뒷날 스위스에서 국적을 얻어 이탈리아에서 가까운 루가노에서 작고하였다. 1946년에는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밤의 위안', '낭만적인 노래' 등의 시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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