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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로런스 - 피아노

by 소행성3B17 2016. 6.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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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





부드러이 어둠 속에 한 여인이 내게 노래하고 있다;

나를 세월의 통로 아래로 데리고 가, 마침내 나는 본다

진동하고 현(絃)이 울리는 피아노 아래 앉아, 노래하면서

미소띤 어머니의 작은 균형잡힌 발을 누르고 있는

한 어린아이를.



나도 모르게, 그 노래의 교묘한 숙달이

나를 지난날로 드렁내어, 내 마음은 운다

바깥은 겨울, 아늑한 으접실엔 찬송가,

땅땅 치는 피아노가

우리 안내자였던, 그 옛날 고향의 일요일 저녁으로

돌아가고파.



그래서 지금 그 노래하는 여인이 큰 검은 피아노와 함께

아파시오나토로 요란하게 외쳐봤자 헛일. 어린 시절의

마력이 내게 덮쳐, 내 성년은 추억의 홍수 속에

휩쓸리고, 나는 과거를 회상하며 어린아이처럼 운다.












로런스(David Herbert Richards Lawrence, 1885~1930)

 영국의 시인.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주로 어머니의 교육 아래 성정한 그는 잠시 교원생활을 하기도 했다. 후에 여생을 그는 글을 쓰고, 아내 프리다와 함께 여행하며 보냈다. 휘트먼의 열렬한 찬미자이기도 한 그의 시집으로는 '새, 짐승 및 꽃', '팬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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