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문

[시] 타고르 - 바닷가에

by 소행성3B17 2016. 6. 17.
반응형

바닷가에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가없는 하늘은 그림처럼 고요하고, 물결은 쉴 새 없이 남실거립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소리치며 뜀뛰며 아이들이 모였ㄷ습니다.


모래성 쌓은 아이, 조개껍질 줍는 아이,

마른 나뭇잎으로 배를 접어 웃으면서 한바다로 떠보내는 아이,

모두들 바닷가에서 재미나게 놉니다.


그들은 헤엄칠 줄도 모르고, 고기잡이할 줄도 모릅니다.

어른들은 지주 캐고 상인들은 배타고 오가지만,

아이들은 조약돌을 모으고 또 던질 뿐입니다.

그들은 보물에도 욕심이 없고, 고기잡이할 줄도 모른답니다.


바다는 깔깔대며 부서지고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어 웃습니다.

죽음을 지닌 파도도 자장가 부루는 엄마처럼 예쁜 노래를 불러 줍니다.

바다는 아이들과 함께 놀고, 기슭은 흰 이를 드러내어 웃습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에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하늘에 폭풍 일고, 물 위에 배는 엎어지며, 죽음이 배 위에 있지만,  아이들은 놉니다.

아득한 나라 바닷가는 아이들의 큰 놀이터입니다.





타고르(Rabindranath Tagore, 1861 ~ 1941)

 인도의 시인, 사상가. 현대 동양 최대의 시성(詩聖)으로 철학가이며 휴머니스트였다. 1913년, 동양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시집으로 '기탄잘리'가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