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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382

[시] 김소월 -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봄 가을 없이 밤마다 돋는 달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렇게 사무치게 그리울 줄도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 달이 암만 밝아도 쳐다볼 줄을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이제금 저 달이 설움인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2023. 3. 21.
[시] 구병혁 - 도토리 도토리 나는 도토리 나 하나 커다란 나무가 될 줄 알았지 떨어지고 나서야 얼마나 작은지 깨닫는 나는 도토리 바닥에 떨어져 비를 맞고 썩어가는 내 모습 너무도 가냘파 안쓰러워도 울창한 숲 사이에서 나는 보이지 않아 시간이 지나 낙엽에 가리어 사라지는 내 모습 알아주는 이 없어도 괜찮에 봄 내음 한 번 맡았으니까 2023. 3. 20.
[시] 황시언 - 김밥꽃 김밥꽃 예리하고 날카로운 칼에 베어져 나와야만 한 송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난다. 칼 지나자 김밥꽃 핀다 동그랗게 말렸던 검정색 긴 몸뚱어리에서 홀연히 떨어져 나온 꽃잎 한 장 화들짝 놀라 동그란 눈빛에 화전 같다 예리한 칼날에 베어지면서 제 몸 잘라 그대 허기 채워주는 꽃 아무도 그 꽃잎에 입술 베이지 않는다. 2023. 3. 15.
[시] 강보철 - 헌책, 말을 걸다 헌책, 말을 걸다 - 동대문 헌책방거리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추억 뽀르르 속삭이는 빛바랜 볼펜 글씨 그 시절 어디에 있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냄새 살포시 다가오는 메마른 단풍잎 그 시절 어디 갔냐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흔적 접힌 자국 꼼지락하며 아는 체 그 시절 그랬다고 책 속에 간직한 누군가의 비밀 반으로 접은 구화폐 오백 원 그 시절 말을 건다. 2023. 3. 8.
[시] 장영춘 - 첫 발 첫 발 첫 발자국을 떼는 것은 한 우주를 여는 것 넘어지지 않으면 일어서지 못하지 아가야 세상의 중심은 흔들리면 가는 거야 2023. 3. 6.
[시] 장은실 - 별 하나 별 하나 밤하늘이 품고 있는 무수히 많은 별 중 빛나지 않는 별은 없다. 다만, 모두의 눈에 보이지 않을 뿐... 그러니, 가슴에 별 하나쯤 품고 산다면 굳이 반짝이지 않아도 괜찮다. 2022.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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