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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382

[시] 황삼연 - 그랬다 그랬다 바람이 그랬다 씨 하나 틔우려고 강물이 그랬다 둘 하나 다듬으려고 세월이 무장 그랬다 사람 하나 세우려고 2021. 1. 13.
[시] 방재호 - 손난로 손난로 주머니 속 당신 손을 잡고 있다 보니 내가 더 따뜻한 손이 되었습니다. 오래도록 꼭 잡고 있다 보니 내게 꼭 맞는 당신 손이 이제는 나의 손처럼 느껴집니다. 당신 덕분에 나도 누군가에게 온기를 줄 수 있는 작은 난로 같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그 따스함 옮겨준 당신에게 항상 감사하는 마음으로 언제나 당신이 잡을 수 있는 따뜻한 손이 되어 살겠습니다. 2021. 1. 12.
[시] 하갑문 - 응시 응시 잠자리 한 마리 하늘을 끌고 다니다 마른 가지에 내려와 가지를 한 치나 키웠다 헬리콥터 한 대 소리를 끌고 사라진다 마음 하나 따라가다 길을 잃는다 살아있다는 것은 이런 날갯짓 하나 가끔 길을 잃는 것 2021. 1. 11.
[시] 나호열 - 당신에게 말걸기 당신에게 말걸기 이 세상에 못난 꽃은 없다 화난 꽃도 없다 향기는 향기대로 모양새는 모양새대로 다, 이쁜 꽃 허리 굽히고 무릎도 꿇고 흙속에 마음을 묻은 다, 이쁜 꽃 그걸 모르는 것 같아서 네게로 다가간다 당신은 참, 예쁜 꽃 2021. 1. 8.
[시] 이현식 - 밑줄 밑줄 통통배 한 척 바다에 길게 밑줄을 긋는다 배 지나간 자리마다 물의 살 터지는 소리 서둘러 달려와 물살을 아우르는 바다 갈매기는 울음으로 제 상처를 달래고 파도는 제 상처를 스스로 여미며 다시 바다와 한 몸이 된다 막막한 세상 나 어느 곳에 길이 되었던가 그대 상처 어루만져 준 적 있었던가 누군가의 밑줄도 되지 못한 채 나, 바다의 밑줄만 따라간다 2021. 1. 7.
[시] 진병수 - 땀 땀 그저 더울 때 나는 줄 알았던, 찝찝하고 무겁기만 했던, 그 땀이 어른들의 삶의 무게인 줄 알았더라면 어머니의 슬픈 땀을 아버지의 서러운 땀을 철없던 내가 조금 더 짊어질 걸 그랬습니다. 2020.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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