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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밤3

[시] 김동환 - 국경의 밤 제3부 국경의 밤 제3부 61장 처녀(妻女)는 하들하들 떠는 손으로 가리운 헝겊을 벗겼다,거기에는 선지피에 어리운 송장 하나 누웠다."앗!"하고 처녀(妻女)는 그만 쓰러진다,"옳소, 마적에게 쏘였소, 건넛마을서 에그"하면서차부도 주먹으로 눈물을 씻는다.백금 같은 달빛이 삼십 장남인마적에게 총 맞은 순이 사내 송장을 비췄다.천지는 다 죽은 듯 고요하였다. 62장 "그러면 끝내 - 에그 오랫던가"아까 총소리, 그 마적놈, 에그 하나님 맙소서!강녘에선 또 얼음장이 갈린다,밤새 길 게 우는 세 사람의 눈물을 얼리며 -" 63장 이튿날 아침 -해는 재듯이 떠 뫼고 들이고 초가고 깡그리 기어오를 때멀리 바람은간도 이사꾼의 옷자락을 날렸다. 64장 마을서는,그때굵은 칡베 장삼에 묶인 송장 하나가여러 사람의 어깨에 메이어 나.. 2016. 11. 1.
[시] 김동환 - 국경의 밤 제2부 국경의 밤 제2부 28장 멀구 광주리 이고 산기슭을 다니는마을 처녀떼 속에,순이라는 금년 열여섯 살 먹은 재가승(在家僧)의 따님이 있었다.멀구알같이 까만 눈과 노루 눈썹 같은 빛나는 눈초리,게다가 웃울 때마다 방싯 열리는 입술,백두산 천지 속의 선녀같이 몹시도 어여뻤다.마을 나무꾼들은누구나 할 것 없이 마음을 썼다.될 수 있으면 장가까지라도! 하고총각들은 산에 가서 '콩쌀금'하여서는 남몰래 색시를 갖다주었다.노인들은 보리가 설 때 새알이 밭고랑에 있으면 고이고이 갖다주었다.마을서는 귀여운 색시라고 누구나 칭찬하였다. 29장 가을이 다 가는 어느 날 순이는멀구 광주리 맥없이 내려놓으며 아버지더러,"아버지, 우리를 중놈이라고 해요, 중놈이란 무엇인데""중? 중은 웬 중! 장삼입고 고깔 쓰고 목탁 두다리면서 .. 2016. 11. 1.
[시] 김동환 - 국경의 밤 제1부 국경의 밤 제1 부 1장 "아하, 무사히 건넜을까,이 한밤에 남편은두만상을 탈없이 건넜을까? 저리 국경 강안(江岸)을 경비하는외투 쓴 검은 순사가왔다 - 갔다 -오르명내리명 분주히 하는데발각도 안 되고 무사히 건넜을까?" 소금실이 밀수출 마차를 띄워놓고밤새가며 속태우는 젊은 아낙네물레 젓는 손도 맥이 풀어져파! 하고 붙는 어유(魚油) 등잔만 바라본다.북국의 겨울밤은 차차 깊어가는데. 2장 어디서 불시에 땅 밑으로 울려나오는 듯'어-이' 하는 날카로운 소리 들린다.저 서쪽으로 무엇이 오는 군호라고촌민들이 넋을 잃고 우두두 떨 적에처녀(妻女)만은 잡히우는 남편의 소리라고가슴을 뜯으며 긴 한숨을 쉰다 -눈보라에 늦게 내리는영림창 산림실이 화부(花夫)떼 소리언만. 3장 마지막 가는 병자의 부르짖은 같은애처로운 .. 2016.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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