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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허3

[시] 김동명 - 진주만 진주만 아득히 감람(紺藍) 물결 위에 뜬한 포기 수련화. 아름다운 꽃잎 속속들이동방 역사의 새 아침 깃들여······ 그대의 발길에 휘감기는 것은 물결이냐, 또한 그리움이냐,꿈은 정사(征邪)의 기폭(旗幅)에 싸여 진주인 양 빛난다. 아득한 수평선으로 달리는 눈동자거만한 여왕같이 담은 입술에도 그대의 머리카락 가락에도태풍은 머물러······ 때로 지그시 눈을 감으나,그것은 설레는 가슴의 드높은 가락이어니. 알뜰히도 못잊는 꿈이기에 그대는더 화려한 구슬로 목걸이를 만들고 싶었구나. 그러나 '때'는 그대의 사치스런 환상 위에언제까지나 미소만을 던지지는 않았다. 드디어 운명의 날은1941년도 다 저물어 12월 8일. 아하, 이 어찐 폭음이뇨, 요란한 푹음 소리!듣느냐, 저 장쾌한 세기의 멜로디를! 저 푸른 물결.. 2016. 10. 1.
[시] 김동명 - 내 마음은 내 마음은 내 마음은 호수요,그대 저어오오.나는 그대의 흰 그림자를 안고,옥같이 그대의 뱃전에 부서지리다. 내 마음은 촛불이요,그대 저 문을 닫아 주오.나는 그대의 비단 옷자락에 떨며, 고요히최후의 한 방울도 남김없이 타오리다. 내 마음은 나그네요,그대 피리를 불어 주오.나는 달 아래 귀를 기울이며, 호젓이나의 밤을 새오리다. 내 마음은 낙엽이요,잠깐 그대의 뜰에 머무르게 하오.이제 바람이 일면 나는 또 나그네같이, 외로이그대를 떠나오리다. ※ 1937년 6월 '조광' 3권 6호에 발표된 시로, 가곡으로 작곡되어 널리 애창되고 있는 4연의 서정시다. 경향면에서는 낭만주의 시며 표현상의 특징으로는 비유와 상징이 풍부하게 활용되고 있다. 제 1연에서는 사랑의 환희, 제 2연에서는 사랑의 정열, 제 3연에서는.. 2016. 10. 1.
[시] 김동명 - 파초 파초 조국을 언제 떠났노.파초의 꿈은 가련하다. 남국을 향한 불타는 향수너의 넋은 수녀보다도 더 외롭구나! 소낙비를 그리는 너는 정열의 여인,나는 샘물을 길어 네 발등에 붓는다. 이제 밤이 차다.나는 또 너를 내 머리맡에 있게 하마. 나는 즐겨 너를 위해 종이 되리니,너의 그 드리운 치맛자락으로 우리의 겨울을 가리우자. ※ 1936년 1월호 '조광'에 발표. 그의 제2시집 '파초(1938)'의 표제가 된 전원적 서정시다. 시의 경향은 전원적·애국적이며 5연으로 된 자유시다. 표현상의 특징은 남국을 고향으로 하는 파초가 고향을 떠나 외롭게 사는 이 열대 식물을 의인화하여 망국의 슬픔 속에 사는 작가 자신의 모습을 연상적 수법으로 망국민의 한을 파초에게 감정이입하여 쓴 시다. 이 시의 주제는 잃어버린 조국에.. 2016.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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