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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밭
비탈길 옆 자리 잡은 땅뙈기는
강산 골에 굽은 등 기다리고
밭 귀퉁이에 지팡이 짚고 들어선
어머니가 들깨를 끌어안는다
자신의 몸보다 더 웃자란
들깨를 끌어안고 이리저리 비벼댄다
산그늘로 땀 쓰윽 닦아내고
골 깊은 주름 사이에 보고픔 그리더니
기다린 몸뚱어리 내리치고
또다시 내리치면
파르르 떨던 아릿함마저 비명 쏟아낸다
가슴에 쌓이 ㄴ알맹이들이 정에 사무치고
어깨에 앉은 그리움이 먼 곳 바라보다
미소 머금은 채 노을 속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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