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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장만수 - 들깨밭

by 소행성3B17 2019.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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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깨밭

 

  비탈길 옆 자리 잡은 땅뙈기는

  강산 골에 굽은 등 기다리고

  밭 귀퉁이에 지팡이 짚고 들어선

  어머니가 들깨를 끌어안는다

  자신의 몸보다 더 웃자란

  들깨를 끌어안고 이리저리 비벼댄다

  산그늘로 땀 쓰윽 닦아내고

  골 깊은 주름 사이에 보고픔 그리더니

  기다린 몸뚱어리 내리치고

  또다시 내리치면

  파르르 떨던 아릿함마저 비명 쏟아낸다

  가슴에 쌓이 ㄴ알맹이들이 정에 사무치고

  어깨에 앉은 그리움이 먼 곳 바라보다

  미소 머금은 채 노을 속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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