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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내 일찍이 여기 왔던 일이 있나니,
그것이 언제며 어떻게 라고 말할 수는 없어도
내 알 수 있는 것은 문 밖의 잔디와
날카로우면서도 감미로운 그 향기와
한숨 쉬는 물결 소리와 해변을 에워싼 등불이니
그대 일찍이 사람이었었나니,
언제 적이었는지는 기억에서 사라졌어도
하늘 높이 날고 있는 제비 한 마리 있어
그대 그리로 얼굴을 돌리던 바로 그때
너울진 것을 - 그 옛날 내 알았나니.
이 모든 것을 과거로 돌리고 말 것인가.
세월이 맴돌며 흘러가고 있는 동안
죽음을 뛰어넘어 우리 생명 안에
우리 생명 소생시켜 밤이나 또 낮이나
예전 같은 기쁨을 누릴 수는 없으련가.
로제티(Dante Gabriel Rossetti, 1828 ~ 1882)
이탈리아 혈통의 영국 시인. C.G. 로제티의 오빠로서 그들 남매는 둘다 시인이자 종교적인 색채의 시를 주로 썼다는 데서도 공통점을 가진다. 결혼한지 2년 만에 아내가 죽자, 오랫동안 써 온 시를 관에 넣어 매장했다가 후에 다시 꺼내어 시집을 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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