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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노천명 - 푸른 오월

by 소행성3B17 2016.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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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 오월




  청자(靑瓷)빛 하늘이

  육모정[六角亭] 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연못 창포잎에

  여인네 맵시 위에

  감미로운 첫여름이 흐른다.


  라일락 숲에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는 정오(正午)

  계절의 여왕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내가 웬 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밀물처럼 가슴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어찌하는 수 없어,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긴 담을 끼고 외딴 길을 걸으며 걸으며,

  생각이 무지개처럼 핀다.


  풀 냄새가 물큰

  향수보다 좋게 내 코를 스치고


  청머루 순이 뻗어 나오던 길섶

  어디메선가 한나절 꿩이 울고

  나는

  활나물, 호납나물, 젓가락나물, 참나물을 찾던

  잃어버린 날이 그립지 아니한가, 나의 사람아.


  아름다운 노래라도 부르자.

  서러운 노래를 부르자.


  보리밭 푸른 물결을 헤치며

  종달새 모양 내 마음은

  하늘 높이 솟는다.


  오월의 창공이여!

  나의 태양이여!









  ※ 1938년에 발간된 '산호림'에 수록된 작품으로 이 시의 경향은 낭만적, 서정적이며 9연으로 짜여진 자유시다. 5월의 싱그러운 훈풍처럼 아름답고 시원스러 시다. 감정이 풍부하게 빛나며, 계절 감각이 향수와 어우려져 감사이 무슨 윤기처럼 흐르며, 동적인 생명력이 구김살 없이 화려한 이 시의 주제는 첫 여름의 정취나 오월의 정서라 하겠다.




 

  노천명(盧天命 1912 ~ 1957)

  여류 시임. 황해도 장연(長淵) 출생. 본관은 풍천, 초명은 기선(基善). 6세 때 홍역으로 사겨을 넘기고 천명(天命)으로 개명(改名).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 1935년을 전후하여 '시원' 동인으로 데뷔, 한때 중외일보 학예부 기자, 잡지 '여성'의 기자로 있었고, 극예술 연구회의 신극 운동에도 참가하였다. 보성전문교수 김광진과 알게 되었으나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이후 독신으로 생을 마쳤다.

  시집에 '산호림(1938)', '별을 쳐다보며(1953)', '사슴의 노래(1958)' 등이 있고, 수필집 '산딸기(1948)', 소설 '사월이(1939)' 등이 있다.




  친일행적

  태평양 전쟁 중인 1942년 친일문화단체인 조선문인협회에 가입하여 전쟁을 찬양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선동하는 시를 발표하였다. 


  결국 민족문제연구소가 2008년 발표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명단 중 문학 부문에 선정되었다. 총 14편의 친일 작품이 밝혀져 2002년 발표된 친일 문학인 42인 명단에 포함되어 있으며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노천명의 비정치적 채취는 자신의 형편에 따라 변해서 후에는 철저한 정치적 친일 선동에 앞장섰다. 그러므로 그녀의 문학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친일 행위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또 그 친일 행위도 단순히 한 두 시를 발표한 것이 아닌 수 많은 친일 시와 글을 지속적으로, 그것도 한국 젊은이들을 징병과 징용에 적극적으로 밀어 넣은 매우 질이 나쁜 것임을 봤을 때 소극적 친일파로 볼 수도 없다. 한편 노천명, 모윤숙, 최정희 3인방은 사이가 너무 좋은 나머지 같은 시기에 친일파로 변절하기도 했다.


  노천명의 친일 행위가 얼마나 확실한지는 유종호 문학평론가가 '시인세계' 에서 '마지못한 친일까지 중죄인 취급은 가혹'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임종국의 <친일문학론>에서 거론하는 28명의 문인 중 시인으로는 김동환, 김소운, 김안서, 김용제, 김종한, 노천명, 모윤숙, 주요한 등 8명이다. 이중 김동환과 노천명을 제외하면 교과서에 올릴 만한 작품이 별로 없다.'고 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즉 김동환과 노천명은 친일 시인 중 선별적으로 구제론을 펼치는 사람까지도 등을 돌릴 정도의 명백한 친일을 한 것이다. 결국 교과서와 수능에서 계속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위키백과, 나무위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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