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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노천명 - 남사당

by 소행성3B17 2016.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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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 사 당



  나는 얼굴에 분(粉)칠을 하고

  삼단 같은 머리를 땋아내린 사나이

 

  초립에 쾌자를 걸친 조라치들이

  날라리를 부는 저녁이면

  다홍치마를 두르고 나는 향단(香丹)이가 된다.

  이리하여 장터 어느 넓은 마당을 빌어

  램프불을 돋운 포장(布帳) 속에선

  내 남성(男聲)이 십분(十分) 굴욕되다.

 

  산 넘어 지나온 저 동리엔 

  은반지를 사주고 싶은

  고운 처녀도 있었건만

  다음 날이면 떠남을 짓는

  처녀야!

  나는 집시의 피였다.

  내일은 또 어느 동리로 들어간다냐.

 

  우리들의 도구(道具)를 실은

  노새의 뒤를 따라

  산딸기의 이슬을 털며

  길에 오르는 새벽은

  구경꾼을 모으는 날라리 소리처럼

  슬픔과 기쁨이 섞여 핀다. 







  ※ 이 시는 1953년에 발간된 '별을 쳐다보며'에 수록된 작품으로, 4연으로 짜여진 자유시인데 연과 연의 구분이 자유롭고 호흡도 구김살없이 활달하다.

  이 시에는 한 인생, 한 풍속이 담겨 있어 단적으로 말하면 하나의 슬픈 풍속도를 보는 것과 같다. 이 작품의 주제는 나사당파에 유전하는 인생 애상이다.





 노천명(盧天命 1912 ~ 1957)

  여류 시임. 황해도 장연(長淵) 출생. 본관은 풍천, 초명은 기선(基善). 6세 때 홍역으로 사겨을 넘기고 천명(天命)으로 개명(改名). 진명여고를 거쳐 이화여전 영문과 졸업. 1935년을 전후하여 '시원' 동인으로 데뷔, 한때 중외일보 학예부 기자, 잡지 '여성'의 기자로 있었고, 극예술 연구회의 신극 운동에도 참가하였다. 보성전문교수 김광진과 알게 되었으나 결혼에 이르지 못하고, 이후 독신으로 생을 마쳤다.

  시집에 '산호림(1938)', '별을 쳐다보며(1953)', '사슴의 노래(1958)' 등이 있고, 수필집 '산딸기(1948)', 소설 '사월이(1939)' 등이 있다.


  친일행적

  태평양 전쟁 중인 1942년 친일문화단체인 조선문인협회에 가입하여 전쟁을 찬양하고 수많은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선동하는 시를 발표하였다. 


  결국 민족문제연구소가 2008년 발표한 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인명사전 수록자 명단 중 문학 부문에 선정되었다. 총 14편의 친일 작품이 밝혀져 2002년 발표된 친일 문학인 42인 명단에 포함되어 있으며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 704인 명단에도 포함되었다.


    노천명의 비정치적 채취는 자신의 형편에 따라 변해서 후에는 철저한 정치적 친일 선동에 앞장섰다. 그러므로 그녀의 문학적 업적에도 불구하고 친일 행위까지 용납할 수는 없다는 것 또한 분명하다. 또 그 친일 행위도 단순히 한 두 시를 발표한 것이 아닌 수 많은 친일 시와 글을 지속적으로, 그것도 한국 젊은이들을 징병과 징용에 적극적으로 밀어 넣은 매우 질이 나쁜 것임을 봤을 때 소극적 친일파로 볼 수도 없다. 한편 노천명, 모윤숙, 최정희 3인방은 사이가 너무 좋은 나머지 같은 시기에 친일파로 변절하기도 했다.


  노천명의 친일 행위가 얼마나 확실한지는 유종호 문학평론가가 '시인세계' 에서 '마지못한 친일까지 중죄인 취급은 가혹'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임종국의 <친일문학론>에서 거론하는 28명의 문인 중 시인으로는 김동환, 김소운, 김안서, 김용제, 김종한, 노천명, 모윤숙, 주요한 등 8명이다. 이중 김동환과 노천명을 제외하면 교과서에 올릴 만한 작품이 별로 없다.'고 하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즉 김동환과 노천명은 친일 시인 중 선별적으로 구제론을 펼치는 사람까지도 등을 돌릴 정도의 명백한 친일을 한 것이다. 결국 교과서와 수능에서 계속 나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위키백과, 나무위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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