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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

[시] 디킨슨 - 귀뚜라미가 울고

by 소행성3B17 2018.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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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귀뚜라미가 울고




  해는 지고

  귀뚜라미는 운다.

  일꾼들은 한 바늘씩

  하루 위에 실마리를 맺었다.


  얕은 풀에는 이술이 맺히고

  황혼의 나그네처럼

  모자를 정중히 한쪽 손에 들고서

  자고 가려는지 발을 멈췄다.


  끝없는 어둠이 이웃 사람처럼 다가왔다.

  얼굴도 이름도 없는 지혜가 오고,

  동서반구의 그림 같은 평화가 오고,

  그리고 밤이 되었다.






  ※ 디킨슨의 시에는 죽음, 영원, 고통 등을 다룬 것이 많다. 정확한 비유와 선면항 이미지는 실로 효과적이서 에이미 로웰은 그녀를 가리켜 이미지스트의 선구자라고까지 부르고 있다.







  디킨슨(Emily Dickinson, 1839~1886)

  남북전쟁이 치열하던 때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에서 조용히 시를 쓰고 있던 여루시인이 있었으니 바로 에밀리 디킨슨이다.

  아머스트 마을에 살면서 그 근처 중학교에 다니던 시절의 디킨슨은 명랑하고 재치 넘치는 학생이었다고 친구는 말하고 있다.

  당시 그녀의 집에서 변호사 실습을 하단 청년 벤자민 뉴턴은 그에게 몰래 애머슨 시집을 건네주기도 하고, 그의 시를 읽어주던 '단 한 명의 독자'였다. 그러나 이윽고 고향에 돌아가 폐병으로 요절하고 말았다.

  에밀리 디킨슨의 시는 살아있는 동안에는 겨우 두세 편이 인쇄되었을 뿐이었다. 그가 죽은 뒤에 유고가 정리되어 1890년에 115편이 수록된 시집이 출판되었고 1896년에 이르기까지 제3 시집이 간행되었다.

  그 뒤 여러 가지 사정으로 중돤되었다가 1945년에 약 600편이 수록된 것이 간행되었고, 1955년에 T.H.존슨이 엮은 정본(正本) 시집이 3권으로 간행되었는데, 거기에는 무려 1,775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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